원래 태기의 예정일은 2008년 12월 15일...
아이 엄마의 혈압이 높아서 임신중독증 위험이 있다는 의사의 권유로 12월 5일 입원해서
유도분만을 시작했다.
첫째 채연이 5시간, 둘째 채우를 세시간 남짓 걸려 낳은 경험을 토대로 셋째 예상 출산 시간은 1~2시간이었다...
대부분 분만실에는 초산인 탓에 겁에 질린 산모들이 많았고, 진통으로 인해 간헐적으로 울음섞인 통곡소리가 흘러나왔다.
가진통이 조금씩 오고..여유있게 진통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아내와 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장 많이 했던 말...
'왜이래 아마추어 같이~' 우린 세번째...나름 프로라고 생각했었다..
초산이라던 산모들이 하나둘씩 분만실로 옮겨간 후 출산을 하고 분만대기실을 떠나갔다.
2008년 12월 5일...산부인과에는 유독 출산을 하던 산모가 많았다.
우리를 빼고...
진통이 시작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고... 오후가 되었다.
밖은 추운 겨울날 병실로 따뜻한 햇살이 들어왔다.
시름하는 아내를 외에 이따금씩 시선을 주게 되는 창가에 있던 화분..
꼬박 하루 해가 지는 것을 이 창으로 지켜봤다..
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2008년 12월 6일 다음 날이 밝았다.
심기일전해서 아이를 이미 두번이나 낳은 산모는 촉진제를 맞으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촉진제를 맞고..그렇게 30시간이 흘러갔다..
집에서 기도를 하시던 어머니께서 분만실 앞에 찾아오셨다.
너무 오랜 기다림에 지쳐 한걸음에 달아 오셨다고 했다.
그리고 곧 진통이 시작되고 5분뒤 아내는 분만실로 들어갔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엔 모두 숨을 죽인다.
먼저 머리가 세상 밖으로 조금씩 나오고...
머리가 완전히 나온 후에는 엄마도, 의료진도 지켜보던 아빠도 아주 잠깐 휴식을 갖는다.
그리고 곧 아기의 어깨가 나올 수 있게 출산유도를 한다.
어깨가 쑥 빠지는 순간...
아기는 그렇게 자신의 모든 몸을 던져 세상에 나타난다.
2008년 12월 6일 15시 02분 건강한 아이가 태어났다.
3.2kg 손가락 발가락 항문 모두 정상!!!
태기야...세상에 온걸 환영한다~!